GB칼럼

겨울밤의 단상(斷想)

202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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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의 단상(斷想)


연말에 전방부대 시찰을 다녀왔다. 지호지척(指呼咫尺)에 있는 북녘 땅 갈라진 강산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었다. 구슬픈 바람은 나의 귓전에 맴돌고, 눈발은 흩날리고 있었다. 나의 저미는 아픔이 이러할 진데, 이산가족의 고통은 형언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겨레의 아픔은 또 어떻겠는가. 해 넘기는 겨울밤 끝없는 시름에 잠긴다.

인생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유한한 것이다. 나의 人生觀은 中庸(중용)과 자신감, 그리고 眞實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얼마만큼 내가 실천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평가할 수 없지만, 스스로 채찍도 하고 되돌아보기도 한다.

나는 인간적 정감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 아닌 남이 애잔한 상황에 처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다. 동시에 길이 아닌 길은 금은보화를 준다 해도 쳐다보지도 않는 성미다. 인상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반면, 매몰찰 때는 과단성 있게 밀고 나간다. 술은 거의 마시지 못해 주위 참모들이 애를 먹는 경우를 많이 목도한다. 한번 사귀면 오래 가고, 정이 많은 관계로 선의의 피해를 볼 때도 있었다.

나는 세상의 運勢를 믿고,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드문 아들 셋에다, 주변의 자식들이 많다. 이는 사람 관계에 각별한 의미를 두면서 살기 때문이다. 이게 행복이고 다복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다.

한 우물을 파고 한 길을 걸은 덕분에 18代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가장 기뻤고 인생의 의미를 부여해 보기로 했다. 나는 ‘이중성을 띤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법을 제정하기도 하고, 폐기시키기도 하고, 사람을 구속시키기도 하고, 석방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이중플레이가 아닌 양면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국민을 상대로 해서 배부르고, 더 잘 살게 해주는 게 정치의 본령이 아닌가한다.

나는 몸과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들과 눈을 맞추면서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 어떤 현안이든 민원이든 진솔하고 겸손하게 귀 기울이련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친 것은 도리어 화를 자초한다. 항상 부족하거나 지나침이 없이 균형감을 갖고 한 길로 가련다. 몇 시간이 지나면 거무튀튀한 玄妙(현묘)한 어둠 사이로 새 날이 밝아오려나 보다.

2014년 1월 6일 안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