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세계일보] “북한보다 낫다”던 무인기, 100여 차례나 사고 났다 [박수찬의 軍]

2021-07-08
조회수 566

육군 일선부대의 ‘눈’ 역할을 맡는 정찰용 무인항공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에 운영중이던 군단급, 대대급 무인기에서 사고가 일어나 폐기처리되는 기체가 발생하는가 하면, 다양한 이유로 사용자의 불만이 군 당국에 제기되는 실정이다. 정비비도 급증하는 추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고가 발생해도 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면 향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날 위험이 있다.




육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을 위해 드론봇(드론+로봇) 부대 창설을 추진하면서 무인기 도입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운용중인 무인기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다면 첨단 장비 파손이나 고장 등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 면밀한 운용계획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전력화 이후 사고 106건…원인도 몰라




현재 육군에서 쓰고 있는 무인기는 460여대. 2016년 배치된 지상작전사령부 무인기 3대와 1999년 및 2002~2004년에 들어온 군단 무인기 20여대, 2018년부터 도입되고 있는 사단 무인기 40여대, 2015~2018년 도입된 대대 무인기가 400여대 정도다.



송골매 군단 정찰용 무인기가 추락해 군 관계자들이 회수 및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무인기들은 유사시 지상부대의 정찰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전방 군단 작전지역의 영상정보 수집을 위해 도입된 군단 무인기는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작전지역 내에서 북한군 동향 감시를 할 수 있는 항로를 이용해 비행하고 있다. 비행거리가 짧은 대대 무인기는 교육훈련을 위한 비행이 이뤄지고 있으며, 작전지역 내 지형정찰 등도 실시한다.




문제는 무인기 운용과정에서 사고가 잇따른다는 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에 따르면, 2001년 전력화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군단 무인기 사고는 34건이다. 무인기 운용 미숙이 7건, 악천후 등 기상문제가 10건, 장비결함 14건, 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미상이 3건이다. 연도별로는 2002년 2건에 불과했으나 2005년 4건, 2007년 5건으로 늘어났다. 2012~2014년에는 매년 3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




대대 무인기는 더 심각하다. 2015년 전력화 이후 71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인미상이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조사중인 사건을 제외한 62건의 사고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사고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힘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 운용 미숙은 17건, 장비결함 15건, 기상문제 9건, 원인 조사중인 사건은 9건으로 나타났다.



대대 정찰용 무인기 리모아이.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대 무인기의 사고는 2015년 8건 수준이었으나 2019년 13건, 2020년 12건(8월 기준)으로 증가 추세다. 한달에 한번꼴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올해 발생한 12건 중 사고 원인이 밝혀진 것은 지난 1월 2일에 발생한 1건 뿐이다. 나머지는 원인미상 또는 조사중인 상태다. 제작업체가 정비중인 사건도 지난해 9월 이후 12건에 달한다.




사고 직후 폐처리(사용가치가 없는 것을 군 보유 자산에서 삭제)된 사례도 속출했다. 군단 무인기 사고 중 13건은 기체를 폐처리했는데, 2014년 5월부터 2018년 12월에 집중됐다. 반면 대대 무인기는 6차례만 폐처리됐다. 대대 무인기보다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군단 무인기 특성상 지상 추락 시 충격이 더 강해 군단 무인기의 파손 정도가 훨씬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단 무인기도 지난해 5월 장비결함에 의한 사고가 발생, 기체와 광학장비 등이 완파돼 개발업체에서 무상으로 보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대대 무인기 문제 심각…사용자 불만 속출




대대 무인기에 대한 불만은 사용자인 군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대 무인기 전력화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사용자 불만은 44건에 달한다. 육군이 43건이고, 해병대도 1건을 접수했다.



군단 무인기 부대 관계자들이 송골매 무인기 이륙을 앞두고 기체 점검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불만 사항은 이착륙 과정에서 많이 제기됐다. 2017년 9월 이륙 중 자세제어가 되지 않아 기체가 불시착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정비가 이뤄졌다. 같은해 10월과 11월에는 통신두절 현상이 발생해 불시착하거나 기체가 임무수행지점을 벗어나 비행하는 일이 벌어져 정비 및 소프트웨어 개선이 이뤄졌다.




2018년 1월에도 이륙 중 자세제어가 이뤄지지 않아 불시착했고, 1~2월 착륙 도중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에어백 작동 로직을 보완했다. 4월에는 에어백 도어가 열리지 않거나, 비행 도중에 열리는 일이 발생했다. 2019년 5월엔 비행제어컴퓨터 기능 상실로 불시착한 사례가 3건 접수됐다.




정비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정비비가 발생한 시점은 제작사의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만료된 2018년부터다. 당시에는 1억6260만 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에는 7억9680만원으로 4배 가까이 폭증했으며, 올해는 8월 기준으로 8억1200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사단 무인기에서도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1년여간 기체 발사장비와 배터리, 엔진, 위성항법장치(GPS), 통합비행제어컴퓨터와 센서 등에서 63건의 사용자 불만이 접수됐다.



지난 8월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개된 차기 군단 정찰용 무인기 모형. ADD 제공

◆무인기 늘리는 육군…운용 개선이 먼저다




현재 육군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국방개혁 2.0’에 따라 드론봇(드론+로봇) 전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대에는 차륜형장갑차와 K200 보병전투차 개량형, 보병 개인전투장비인 워리어 플랫폼 등과 함께 최일선보병부대의 전투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무인기 전력 확충도 추진중이다. 신형 지상작전사령부 정찰용 무인기는 2016년 장기소요로 결정되어 올해 안에 중기소요 전환을 위해 합참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육군 계획대로라면 내년에 발표될 2022~2026 국방중기계획에 포함되고, 이후 선행연구와 사업타당성조사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군이 쓸 국산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개조하는 방안과 함께 미국, 이스라엘산 무인기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군단 정찰용 무인기를 대체하는 차기 군단 무인기(군단 정찰용 UAV-Ⅱ)는 블록1과 블록2로 나뉘어 개발중이다. 지난 8월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행사에도 소개됐던 군단 무인기는 중량 1.6t에 운용시간은 10시간이며, 시속 160㎞로 비행한다. 체계개발이 진행중인 블록1은 2020년대 중반까지 전력화되며, 블록2는 내년에 선행연구를 실시해 2030년대 초까지 전력화할 방침이다.



사단 정찰용 무인기 기체와 발사대, 이동통제소가 한데 모여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사단급 부대에서 쓰는 정찰용 무인기를 대체할 신형 사단 무인기는 수직이착륙형으로 개발된다. 미국의 MQ-9처럼 헬기와 유사한 형태를 적용하거나, 국산 스마트 무인기나 미국산 V-22처럼 틸트로터(날개 양 끝 로터의 회전에 의해 수직으로 이륙하고, 비행 중에는 로터 축을 앞으로 경사지게 해서 비행) 방식이 거론된다. 산악 지형이 많아 이착륙에 필요한 거리와 면적 확보가 쉽지 않은 한반도 특성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현재 소요검증을 하고 있으며, 올해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고 2022년부터 체계개발을 진행해 2030년대 초까지 전력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형 대대 무인기 도입 사업인 대대 정찰용 UAV-Ⅱ도 추진된다. 육군은 지난 7월 대대 정찰용 UAV-Ⅱ를 장기 신규로 소요제기한 상태다.




대대 무인기 전력화가 갓 이뤄진 상태에서 차기 대대 무인기 소요를 일찌감치 진행한 것을 두고 “현재 쓰는 무인기에 문제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반면 국내 개발로 추진된다면 전력화 시점까지 최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해외 직도입 방식으로 진행해도 7~8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사전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육군 장병들이 소형 무인기를 손으로 던져 이륙시키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이 추진중인 무인기 사업에는 적지 않은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다. 병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인 전력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 사용중인 무인기에서 사고와 더불어 사용자불만이 잇따르는 상황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다.




주춧돌이 부실한 집이 금방 흔들리듯 유지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첨단 무기는 유사시 쓸모가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무용지물이 되는 군사장비는 값비싼 전시물에 불과하다. 시뮬레이터에 의한 비행교육 강화, 정비기간 단축 등을 통한 사고 예방과 안정적인 유지관리가 우선되어야 할 이유다.




기사원문 : http://www.segye.com/newsView/20201009512533?OutUrl=naver



“북한보다 낫다”던 무인기, 100여 차례나 사고 났다 [박수찬의 軍] - 세계일보

육군 일선부대의 ‘눈’ 역할을 맡는 정찰용 무인항공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에 운영중이던 군단급, 대대급 무인기에서 사고가 일어나 ...

www.segye.com







홈페이지 : http://safe100.or.kr/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AGBhope




안규백 TV

www.youtube.com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hwmas8xf5M_wnuqN-miupQ